세번째 곰일파티 후기
종인이의 세번째 곰일파티에 다녀왔습니다.
벌써 하루가 지났지만 종인이 생일이 다 지나가기 전에, 예쁜 기억이 아스라이 사라져버리기 전에 조금이라도 붙들어 보려고 글을 씁니다. 하루 지난 오늘 벌써 아득하게 느껴지는데... 제가 이 감정을 오롯이 기억하지 못할까봐 제 스스로가 미워집니다.
동그란 안경을 쓴 채 방글방글 웃으며 성큼성큼 걸어들어오던 마른 몸의 종인이의 첫 등장이 참 인상깊었죠
되게 급작스럽게 들어와서는 오래간만에 만나는 친구들한테 인사하는 것처럼 여러붕~ 안녕하세요 ㅂ0ㅂ 하던 종인이...
좀 더 마른 것 같기도 하고 좀 더 예뻐진 것 같기도 하고 정신이 혼란스럽더군요
무대 중앙에 놓인 자그마한 1인용 소파에 폭삭 앉던 모습도 눈 앞에 선하고요
연신 눈맞추느라 요리조리 고개 돌리던 모습도, 안경 너머 반짝 예뻤던 눈도 선합니다 아, 그리고 아티움을 가득 채우는 종인이의 몰랑몰랑 달달 비음이... 한시간, 한시간 반? 가량 계속 울려퍼지던 종인이 목소리에 참 행복했습니다
심야 디제이의 꿈 아직 마음 한켠에 있는데 다시금 욕망 타오르던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종인이를 보면서 종인이를 보고싶어했습니다 그동안 그게 뭔지 잘 몰랐는데 아 이거구나 했다니까요 보면서도 그립고 보고싶고...
그리고 바로 이어진 Q&A를 빙자한 종인이 벌직 대찬치 시간
춤으로 시작해 춤으로 끝났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던 곰돌 댄스 파티... 종인이는 누나들이 뭘 보고 싶어하는지 다 안다니까요 언제 종인이가 모르는 거 보셨습니까? 다 아는 김종인
올해의 퍼포먼스를 꼽으면서, 종인이가 들려줬던 가요대전 LOVE SHOT 독무 비하인드
팬들이 준 아이디어로 꽃을 쓰고, 꽃을 세로로 물까 가로로 물까 고민하고, 자켓을 벗을까말까 수차례 고민하고, 수정에 수정을 거듭한 안무에 실전 무대에서 혹여나 입에 문 꽃을 떨구진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입술에 힘을 주었다는 이야기들
종인이가 이제와서 고생했다고 나 이만큼 노력했다고 자랑하고 칭얼대는 것 같아서 기특하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괜스레 엄마마음 되서 부둥부둥 해주느라 마음 한켠이 또 아려오구요 애틋함이 흘러넘쳐버렸습니다
순서는 정확히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올해의 퍼포먼스, 의상 등등을 꼽으면서 준비했었던 퍼포먼스들 잠깐씩 보여줬어요
처음에는 자켓입고 추더니 한곡 힘껏 추고는 녹초되서 숨 헐떡이고 좀만 쉬자고 칭얼칭얼 한 텀씩 건너가면서 춤 벌칙하자고 칭얼칭얼
춤 몇 번 추고는 자켓은 이미 소파행, 얇은 니트 하나 입고 팬들이랑 짝짝꿍 했답니다
그리곤 팬 이벤트로 좌석번호 추첨해서 소원들어주기 했었고, 그 소원 하나가 '너의 세상으로' 춰주세요 였어요
음원 준비되지 않은 상태여서 무반주로, 누나들 떼창에 맞춰 너세상을 춰준 종인이...
"언어라는 틀에 채 못담을 찬란"
찬란 반짝....
1분 남짓이었을텐데 숨도 못쉬고 봤던 것만 기억나요 연한 초코색 얇은 니트 한장만 입고 사륵사륵 움직이던 종인이
너세상만 흘러나오면 봄 같고 벚꽃잎 휘날리는 것 같단말이에요 2012년 그 날로 돌아간단 말이에요 엉엉
그리곤 마지막에 '어디든 천국일테니' 포즈 취하며 행복곰 표정 짓고 잠시 멈춰주고요 심장도 같이 멈추고요....
곰일파티에 너세상에 이보다 완벽할 수 있었을까요
매순간 존재 자체가 완벽한 종인이라지만 역시 무대곰이 최고구나 갱신 또 갱신
이후로도 한껏 문제를 맞추고 싶어하는 종인이와 좌충우돌 오답 대잔치는 이어졌다죠
휴일 종인이 기상시간 묻는 문제에, '아 엑소엘이 날 어떻게 보느냐 하는거지'라며 당차게 오후 시간대를 불렀던 종인이 한시간 차이로 오답 땡땡되고 아쉬워 하던 곰도리 뷰0뷰
기타응답으로 섹시, 맵시 나오자 한껏 광대 올리며 즐거워하던 종인이 '이게 뭐야아~'
카이가 제일 좋아하는 숫자는? 이라는 질문에 8!이라고 당차게 답했다가 누나들 반응 의아하니깐 '아 잠깐잠깐!'하면서 다시 답변 회수회수하고는 1부터 100까지냐고 묻고 단박에 88! 외치던 소중한 곰돌이
정답 맞추자 신나서 이제는 누나들 벌칙 주겠다며 가장 신나하던 종인이 앞으로 나오게 해서 시킬거라며 으름장 놓던 곰
아 Q&A 시간동안 들었던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종인이가 가장 좋아하는 수록곡은? 이라는 질문에 한참 고민하다가 곰돌군은 'thunder'를 꼽았고요
누나들 답은 '닿은 순간'이었고, 결국 종인이는 또 닿은 순간을 췄었고요 호호
thunder라고 했던 종인이 답 듣고 또 썬더 추는 종인이 자동재생 되고... 썬더도 보고싶고 보여달라고는 할 수 없고 이건 거의 콘서트고 찰나에 참 많은 생각과 장면이 흘러가던 순간이었습니다
네 그리고, 며칠간 열심열심 만들어온 핸드메이드 케익 두 개!
한참동안 이거는 뭐고 여기는 눈이고 단추같지만 아니고 눈이고, 여기는 귀인데 여기가 포인트이고, 엑소엘이라서 빨간리본을 달아줬다고 신남신남 하면서 힘차게 설명하던 종인이
케익 옆 면에 초코로 적은 EXO-L 글자가 흘러내려서 조금 호러했지만 종인의 귀염파워로 모두 귀엽고 사랑스러웠답니다
이후로도 한참 이어진 돼지저금통 꾸미기를 빙자한 빼곡한 머리숱 및 정수리 자랑 타임
꼬물꼬물 움직이는 거 바라보는 것도 즐겁고, 잠깐 옆에 내려둔 마이크로 들려오던 쫑알쫑알 혼잣말도 기억에 남네요 정말 사랑둥이...
그리고 마지막 멘트로 넘어가면,
곰일파티가 좋은 게 팬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어서 좋다고, 자기 나름의 기준이 생긴다면서 2019년을 계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우리가 참 힘이 된다고 사랑을 잔뜩 돌려주던 종인이의 말들, 다정하고 또 다정했던 표정
앞으로 '미친듯이' 노력하겠다고, 자기는 늘 열심히 하니깐 걱정하지 말아달라고
더 좋은 퍼포먼스로, 더 좋은 무대로 보답하겠다고 늘 곁에서 응원해줘서 고맙다던 진심을 말과 진심의 눈빛
마지막 멘트 하면서 종인이 눈 너무 반짝여서 우는 줄 알고 전광판과 종인이를 번갈아보느라 바빴다구요 어찌나 빛나던지 두 눈이...
한 순간도 소홀함 없이 잘해오던 아이가 더 잘하겠다고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이자 약속을 해오는데...
저는 좀 벅차더라고요
아직은 이 마음이 무엇이라고 표현이 잘 안되어서 마음속으로 여러번 굴려보는 중입니다 정리가 좀 되면 말을 골라보려고요
매 순간 다정했던 종인이를 선명하게 기억하고 싶네요
마지막으로,
다정하고 아름다운 시간을 선사해준 종인이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하며 감상만이 난무한 후기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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